2021 연계전공 유럽지역학 우수논문 및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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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수 논문제목:  러시아 혁명 이후 런던의 러시아인 망명자들: 1920년대 중반까지 – (김세영)

◈ 선정 사유 및 심사평:

  • 심사위원1

본 연구는 러시아 혁명 이후 러시아를 떠나 영국에 정착하게 된 백계 러시아인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러시아 혁명 이후 백계 러시아인의 이주가 만들어낸 디아스포라에 대한 서구 학계의 연구가 풍부한 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더 연구되어야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서구 학계의 관련 연구가 주로 미국, 독일, 중국 등에 정착한 백계 러시아인의 삶과 그들이 현지 사회에 미친 영향에 주목해온 반면, 영국에 정착한 백계 러시아인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편입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이 논문의 연구 주제 선정을 우선 높이 평가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 2차 자료들에 대한 의존도를 최대한 낮추고 한국에서 접근할 수 있는 1차 자료들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기본’을 잘 지켰다는 점도 높이 평가하고자 합니다.

다만, 본문에서 불어 어원을 가진 ‘émigré’ 라는 용어를 한국어에서 ‘망명자’ 라는 용어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해보입니다. 불어권 학계의 학술적 용례에서 비추어볼 때, 프랑스 혁명 시기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émigré’는 이후 지속적으로 함축된 의미(connotation)가 변화하면서,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으로 이어지는 시기에 이미 exilé, émigré, réfugié 등으로 서로 경계를 지으며 세분화되어 정치학 및 법학 분야에서 사용되어왔습니다. 그 중 émigré는 한국어로 망명자라는 의미와 가장 거리가 먼 용어로 사용되어온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 심사위원2

본 논문은 20세기 러시아인 디아스포라의 세 물결 중 첫 번째 물결에 대해 상대적으로 학술적인 논의가 부족하며 특히 일상사적 관점에서의 분석이 미흡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러시아 혁명 이후부터 1920년대 중반 무렵까지의 러시아인 망명자들의 런던에서의 삶을 분석한다. 특히 생계유지에서부터 종교, 사교, 문화 예술 활동 등에 대해 상세한 묘사와 구체적인 사례를 충실히 전달하며 이민 법안과 같이 구조적인 배경에 대한 설명도 적절히 제공한다.

향후 잠재적인 논문의 발전을 위해 몇 가지 커멘트를 적어본다. 먼저, 분석 대상에 대한 설명에 있어 첫 번째 물결이 상대적으로 학계의 주목을 덜 받았다거나 일상사적 관점에서의 분석이 부족했다는 점 이상으로 이 특성 시기 및 사례가 지니는 중요성에 대한 더욱 충분한 설득이 이루어져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본 논문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망명자 일상에 대해 세밀하게 조망하며 많은 디테일을 제공하지만,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 다른 종류의 이민자, 동일한 러시아인이지만 다른 시기, 현재의 이민자 등등과 비교했을 때의 차이점이나 유사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는 제공하고 있지 않으며, 이에 따라 분석의 구체적인 함의가 무엇인지는 다소 분명히 드러나고 있지 못하다. 관련하여, 저자는 결론에서 논문의 도입에 적인 사이드의 표현을 재인용하며 본 논문의 분석이 분리와 동화, 문화적 고립과 전이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서의 함의를 지닌다고 언급하고 있으나 서술에 자연스럽게 드러나 보이기를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이와 같은 논지를 본문 전반에 걸쳐 구체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 심사위원3

김세영의 논문은 러시아 혁명 이후부터 1920년대 중반까지 런던에서 망명자로서의 삶을 살았던 러시아인들의 일상적 삶을 생계유지 활동과 종교·문화 활동으로 구분해 추적하고 있다. 해당 논문은 런던의 러시아인 망명자들에 대한 국내외 기존 연구들의 한계점을 제시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위 연구를 위치시킴으로써 논문의 의의를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논문의 본론 파트에서 러시아 혁명 이후 영국으로 망명한 초창기 러시아인들의 일상적 삶을 기술하는 데 있어서 회고록을 비롯해 다양한 문헌들을 활용함으로써 입체적 분석을 시도함으로써 하나의 완결된 논문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이후 연구에서 아래의 두 가지 한계를 보완하면 더 좋은 연구논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첫째, 기존 연구들의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당 논문의 의의를 별도의 섹션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둘째, 위 연구가 회고록 수준에서의 일상적 삶에 대한 묘사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1920년대 중반까지의 런던의 러시아 망명자들과 관련한 객관적 1차 자료들을 확보해 보다 큰 틀에서의 객관적 현상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

 

◈ 우수 논문제목:

스웨덴민주당의 부상 원인에 대한 고찰 – 포퓰리즘 급진우파 정당의 수요와 공급의 측면을 중심으로(경준서)

◈ 선정 사유 및 심사평:

  • 심사위원1

본 연구는 스웨덴민주당의 부상 원인을 포퓰리즘 급진우파 정당의 수요와 공급의 측면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2010년대 초반부터 유럽의 주요 국가들에서 포퓰리즘 정당들이 급부상을 하게 되면서 전통적인 이데올로기 스펙트럼에 기반한 중도 좌파 및 우파 정당들이 주도해온 유럽 정당정치 질서는 크게 변화해왔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날 유럽정치 연구에 있어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그만큼 활발한 연구성과들이 나오고 있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국내에서 스웨덴민주당을 포함한 북유럽 포퓰리즘 정당 문제를 연구해온 신광영, 장선화 등 관련 학자들의 논의와 일부 차별화된 접근을 하려는 노력을 보였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도 학부생 연구 논문으로서 갖추어야할 기본적인 형식 요건에 충실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하고자 합니다.

다만, 필자가 논문에서 사용한 주요 논의들이 Mudde가 2000년대 중후반에 수행한 초기 연구에서의 문제의식들에 주로 기반해있다는 것은 조금 아쉬운 지점입니다. 2010년대 초중반부터 유럽에서 포퓰리즘이 급부상을 하면서 Mudde를 포함해서 많은 관련 학자들의 논의가 상당히 빠르게 전개 및 진화해왔고, 필자가 가진 문제의식은 오히려 이러한 최근 전개되어온 학술적 논의들에서 더 많은 함의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심사위원2

본 논문은 무데(Mudde)의 정당 수요 및 공급에 대한 분석틀을 차용하여 포퓰리즘 급진우파 정당으로서의 스웨덴 민주당의 부상을 분석한다. 특히 서론의 문제 제기에서 이제까지 존재해왔으나 2010년 이후 급부상한 스웨덴 민주당 득표율 추이를 잘 보여줌으로써 연구 주제의 퍼즐을 충분히 드러내고, 포퓰리즘과 급진 우파에 대한 개념적 논의나 수요나 공급 한쪽에만 치중하는 분석이 가질 수 있는 한계점에 대한 논의를 충실히 진행하며, 관련 선행 연구나 이론적 문헌, 사례 자체의 구체적인 분석 역시 꼼꼼히 수행한 것으로 판단한다.

논문의 완결성을 조금 더 강화하기 위한 몇 가지 커멘트를 첨언해본다. 첫째는 일반화나 타 사례에 대한 함의의 문제이다. 저자는 논문의 문제제기에서 최근 다수 유럽 국가에서 이민자 문제를 중심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정당의 사례를 언급하지만 논문에서 분석한 스웨덴 및 스웨덴 민주당의 사례로부터 다시 이와 같은 유럽 사례나 나아가 타 지역의 사례에 투영할 수 있는 함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전개하지 않는다. 이는 또한 본문의 사례 소개에서 왜 스웨덴 사례가 중요한지, 혹은 스웨덴의 포퓰리즘 급진우파 정당에 대한 분석이 중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조금 보강된다면 일부 극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나아가 결론에서 역시 스웨덴민주당 사례가 지니는 특수성 및 일반성에 대한 논의를 보강한다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둘째로 수요나 공급 모두가 고려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지만, 각 요소에 대한 분석 이후에 과연 그 둘 중 무엇이 선행하는지의 문제에 대해 일부 비교정치학적 분석을 가미한다던가, 논문의 범위는 다소 벗어날 수 있으나 실제 선행 요소를 식별하기 위한 연구 설계가 있다면 어떠한 것이 가능할지 등에 대한 후속 연구 가능성을 제안할 수 있다면 논의를 더욱 풍성하게 가져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전체적인 결론을 보면 어느 정도의 수요는 계속 존재하는 상황에서 기존 정당이 이를 충분히 포섭하지 못하였고 스웨덴 민주당이 어떠한 계기에서건 자체적인 변화를 통해 이를 가능케 했다는 내용을 볼 수 있는데, 구조적인 요인이나 표면에 결과적으로 드러난 현상 이상으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른 정당의 실패 이유는 무엇인지, 또 스웨덴 민주당의 변화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하여 조금 더 상세한 내러티브나 질적 분석을 제공할 수 있다면 논문이 주장하는 프로세스에 대해 독자를 설득하는 것이 더욱 용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심사위원3

경준서의 논문은 최근 유럽 정당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에 하나인 극우정당 혹은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포퓰리즘 급진우파 정당’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 저자는 2010년 이후 스웨덴민주당이 빠르게 득표율을 올릴 수 있었던 원인으로 이민자의 급증에 따른 반-이민정서를 갖는 유권자 층의 존재라는 수요 측면의 변화와 반민주적이고 나치즘적인 극단적 성향을 약화시킨 스웨덴민주당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공급 측면을 강조한다.

체계적인 글쓰기를 통해 논문의 초안 형태를 갖추고 있으나, 향후 연구에서 다음의 지적 사항들을 보완한다면 더 좋은 연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우선 극우정당의 부상에 대한 기존 연구들을 보다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극우정당은 최근 비교정치 영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구인만큼, 수많은 최신 연구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이런 연구들에 대한 기존문헌 분석이 거의 되어 있지 않다. 이 연구들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그 한계를 지적한 후에, 그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무데(Mudde)의 수요-공급 분석틀의 유용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 수요-공급 분석틀의 큰 축 중에 하나인 수요 측면의 설명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2010년 전후에 스웨덴에서의 반-이민정서가 크게 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직후에 스웨덴민주당의 지지율이 급증한 원인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해 경준서의 답변은, 적어도 수요측면에서는, 설득력이 약하다. 그렇다면 수요-공급을 동일하게 중요하게 다루기보다는 수요보다 공급측면에 더 무게 중심을 둬야 하는 것은 아닌지?

셋째, 학문적으로 널리 쓰이는 극우정당(far-right party)라는 용어 대신에 ‘포퓰리즘 급진우파 정당’을 사용하는 것이 어떤 학문적 유용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현실 정치에서 득표를 높이기 위한 많은 정당들이 상황에 따라 극단적 성격을 완화하는 레토릭을 구사하고 있는 바, 극우정당과 포퓰리즘 급진 우파 정당의 명확한 구분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런 구분을 통한 분석의 명확성이 더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개념정의에 대한 별도의 섹션까지 제시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설득력있는 설명이 필요해보인다.

◈ 우수 논문제목: 플랑드르 분리주의에 대한 정치제도적 설명 (서어진)

◈ 선정 사유 및 심사평:

  • 심사위원2

본 논문은 제도적, 문화적, 역사적으로 유사한 배경을 지닌 벨기에와 캐나다의 사례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플랑드르 분리주의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 사례의 선정이나 기존 연구와의 차별성, 연구의 의의를 강조하는 노력, 사례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을 충실히 제공하는 점, 깔끔하고 효과적인 논문 구조 등을 장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제목에서 드러나다시피 정치제도적 설명에 주안점을 두고자 한 것으로 생각되나, 상대적으로 정치행위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연방제도를 조금더 전면에 내세우고, 이에 반해 정당, 그리고 정당 구조에 직접적이고 분명한 영향을 미치는 선거 제도에 대해서는 다소 부차적인 수준으로 분석이 이루어지는 구성은 본 논문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논문의 후반에서 언급하고 있는바와 같이 캐나다와 달리 벨기에에는 전국 정당이 없다는 점은 단순다수제 대비 비례대표제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다소 기계적인 제도의 영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인 차이가 차이의 대부분을 설명하고 일부 설명이 안되는 부분은 문화적, 사회적 차이에 따른 것이라는 대체적 설명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나아가 두 개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함의를 분리주의가 유의미한 정치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거나 나타날 수 있는 다른 사례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를 조금더 구체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면 본 논문을 더욱 더 좋은 연구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심사위원3

서어진의 연구는 다민족, 다언어 연방제 국가인 벨기에와 캐나다에서 분리주의와 관련해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원인을 정치제도의 차이에서 찾고 있다. 해당 주제와 관련해 두 국가를 비교한 경우가 많이 않을 뿐만 아니라, 각 국의 분리주의 양상에 대한 분석도 주도 경제적 이해관계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해당 연구의 이론적 기여가 비교적 분명해 보인다. 특히 본 연구를 통해 도출해낸 함의, 즉 지역 간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 중에 하나로 정치제도를 강조한 점 역시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향후 하나의 완결된 논문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논문의 형식을 비롯해 기존 연구, 참고문헌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우선 구성 측면에서 “III-1. 캐나다의 퀘벡 분리주의”는 II에 합쳐서 벨기에와 캐나다의 분리주의 파트로 통합하고, “III-2. 연방제도 비교”와 “III-3. 정당 및 선거제도 비교”는 별도의 섹션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별도의 섹션을 통해 벨기에와 캐나다 분리주의에 대한 기존연구들의 주장과 한계, 그리고 새로운 분석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기존연구에 대한 체계적 분석과 새로운 이론적 분석틀에 대한 제시는 사회과학 논문의 형태를 갖추는 최소한의 전제조건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셋째, 본 논문의 핵심 파트인 연방제도, 정당 및 선거제도와 관련해 보다 다양한 리딩자료들을 읽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 현재 서어진의 연구에서 해당 파트의 기존 연구들은 국내논문 세 편과 외국논문 1편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바, 벨기에와 캐나다의 정치제도와 그 효과를 다룬 다양한 논문들을 추가적으로 읽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