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유럽지역학 연계전공 우수논문 및 심사평

 

◈ 우수 논문제목:  R 텍스트 마이닝을 활용한 러시아 진보계열 미디어의 ‘크림반도 합병’ 관련 기사 분석 -‘RadioFreeEurope/RadioLiberty’, ‘Новая газета’의 2014·2015년, 2019년 기사 비교를 중심으로 (박진택)

◈ 선정 사유 및 심사평:

  • 심사위원1

2019년도 유럽지역학 연계전공 논문공모전에 응모한 논문들은 총4편 밖에 되지 않아 우수작을 복수로 가려내기 어려웠다. 응모한 총 4편의 논문 중   저자가 연구 대상과 연구 질문을 가지고 이를 탐구한 논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1편뿐이었다. 나머지는 기존의 문헌을 정리하는 정도의 수준에 머물렀으며 저자의 독자적인 견해가 논문의 전반을 관통하지 못하였다.

본 논문은 구체적인 연구 질문, 충실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 사고의 독창성의 측면에서 다른 응모작에 비해 탁월하였다. 논문 전개가 논리적이고, 구성이 짜임새가 있다. 연구 대상에 관한 이해와 연구 설계에 있어 모범적인 논문이다. 특히 2014년과 2015년의 기사와 2019년의 기사를 비교함으로써 분석의 의미를 더한 것은 칭찬할 만하다.

다만 몇 가지 측면에서 본 논문은 긍정적인 의미에서 발전 여지가 있다. 첫째, 본 논문은 러시아 진보계열 미디어 기관 2개의 기사를 연구 대상으로 하였는데, 이 둘이 진보 성향이 실제로 크림반도 합병 관련 기사에서 얼마나 반영되었는가를 제대로 증명하기 위해서는 보수 성향의 미디어 기관의 같은 주제에 관련한 기사와의 비교 연구가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둘의 크리미아 합병 관련 기사가 유사하다는 것만 검증되었을 뿐이고, 이들이 보수 미디어와는 다른 성향의 입장을 취했을 것이라는 것은 전제로 둘 뿐이다. 이 전제 자체가 검증되어야 본 논문의 주장이 근거가 확실해 질 것이다. 둘째, 본 논문은 “러시아 진보계열 미디어로 대표되는 RFE/RL과 노바야가제타가 크림반도 합병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와 5년이 지난 현재, 해당 사건에 대해 어떤 식의 보도를 했”는가와  “이로 인해 러시아 여론 형성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아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서론에 기술하였으나, 실제로는 첫 번째 목표밖에 달성하지 못하였다. 즉 실제로는 보도의 성향과 이 성향의 시간에 따른 변화만을 분석 결과에서 보여주었을 뿐인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러시아의 여론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진보계열 미디어 두 기관이 영향을 여론 형성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였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 결론은 본 논문의 두 번째 목표가 애초부터 타당한 것이었나는 독자로 하여금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일단 진보계열 미디어 자체가 러시아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러시아에서 여론 조사는 과연 제대로 실시되는지 등등 많은 전제가 러시아 여론과 미디어 사이의 상호작용 연구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본 논문의 저자도 두 번째 목표에 관해서는 후속 연구가 필요함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향후 발전을 기대한다.

◈ 우수 논문제목:  예카테리나 2세의 ‘나카즈’·입법위원회의 헌정적 의의 (이승은)

◈ 선정 사유 및 심사평:

  • 심사위원2

이승은은 예카테리나 2세의 나카즈의 헌정적 의미를 사상사적 맥락에서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러시아의 고전적인 연구들에서부터 시작해서 연구사 정리를 충실하게 수행한 점이 인상적이다. II장이 헌정이라는 주제를 두고 유럽에서 18세기 말까지 전개된 논의를 배경으로서 제시한다면, III장은 나카즈의 탄생 과정을 촘촘하게 따라간다. 한 가지 지적하자면, 16쪽의 인용에서 Le Président은 역사적으로 정착된 (당대에도 사용된) 몽테스키외의 별칭이며, “j’ai pillé le président de Montesquieu sans le nommer”는 “나는 몽테스키외라고 이름을 부르지 않으면서도 그를 의장으로 선발하였다”라고 번역할 것이 아니라 “나는 몽테스키외를 명시적으로 거론하지 않고서도 여러 차례 그를 베꼈다” 정도로 옮겨야 한다. 전체적으로 나카즈의 탄생에서 몽테스키외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이 논문은 의미가 있다. 경제적 고려, 정치적 고려, 지성사적 맥락과 분석의 차원에서 이승은의 글은 학부생의 글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잠재력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 다만 법치주의, 진보, 근대와 같은 개념을 사용할 때에는 다소 더 경계심을 가지길 권한다.